10 Apr, 2026 - 13 Jun, 2026
어린 시절을 부모님 손을 잡고 매주 가던 동네 목욕탕을 기억하시나요?
한참 잠잠했던 기억이 얼마전부터 들썩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배스 하우스(Bathhouse)가 새로운 웰니스 트렌드로 떠오르며 주목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사람들이 목욕탕을 모이고 휴식하는 ‘제3의 공간’으로 일상에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지금, 우리는 왜 부산에 주목할까요? 부산은 아직도 ‘집 앞 목욕탕’ 문화가 잘남아 있는 곳이기에 그렇습니다. 트렌드로 목욕탕을 즐기는 것이 아닌, 생활 속에 깊이 스며들어 있는 곳입니다. 일제강점기에 온천 지역으로 개발되고, 전쟁과 산업화 시기에 수백 개의 공동 목욕탕이 도시 곳곳에 뿌리를 내렸고, 지금도 650여 곳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도쿄보다 많은 숫자입니다. 그리고 여전히 새벽, 평일 오후 가리지 않고 목욕을 위해 남녀노소 목욕탕을 찾고 있습니다.
이들이 계속해서 목욕탕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좋은 목욕탕은 생각보다 사소한 것들로 만들어집니다. 몸이 편안하게 잠기는 탕의 깊이, 오래 머물기 좋은 물의 온도, 새벽마다 새 물을 받는 부지런함. 거스름돈으로 매일 준비하는 빳빳한 새 지폐, 군더더기 없는 벽면, 탈의실의 작은 꽃 한 송이. 우리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던 것들이 목욕탕을 목욕탕이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 전시는 그것들을 해부합니다.
부산의 동네 목욕탕들을 중심으로, 이 익숙하고 오래된 공간의 구조를 하나씩 펼쳐 봅니다. 좋은 목욕탕이란 무엇인가. 8년간 부산의 목욕탕을 기록해 온 매끈연구소와 함께,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